여러 의미로....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 번역 초고입니다. 오탈자 및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하늘은 석양의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꽃밭 전체가 주홍색으로 발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기분 탓일까, 낮보다도 농후한 꽃의 향기가 코를 간질인다.
아사토 쪽을 살펴본다.
이제는 고개를 숙이고 있지는 않았지만, 몹시도 골똘히 생각에 빠진 얼굴로 아래쪽의 한 점을 바라보고 있었다.
선명한 색채, 화사한 방향, 그럼에도 흐르는 공기는 더할 나위 없을 정도로 무겁고, 침통했다.
아사토는 분명 큰 타격을 입고, 풀이 죽어, 곤혹스러움에 혼란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코노에도 역시, 혼란스러웠다. 갑작스레 밝혀진 사실은 머릿속에서 제각각으로 흩어져 존재하고 있어, 정리되지 않는다.
아사토가 딱딱한 동작으로 코노에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가슴이 철렁해, 코노에도 얼굴을 든다.
「……미안해. 안 좋은 이야기를 듣게 했어」
「그런 거……」
「여관으로, 돌아가자」
코노에의 귀에는, 그 말은 굉장히 무리를 하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
「……괜찮아?」
「잘, 모르겠어. 혼란스러워」
「그렇……구나」
어찌 되든 좋은 말밖에 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화가 난다. 분함에 이가 갈리는 심정으로 꼬리를 흔든 코노에의 가슴에, 돌연 날카로운 통증이 스쳤다.
「……윽」
아침부터 이어진 숨막힘의 발작이다. 지금껏 잊고 있었지만, 그만큼 몇 배로 증폭되기라도 한 듯이 강하게 가슴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서있을 수도 없이, 코노에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지면에 무릎을 꿇는다.
「코노에?」
코노에의 형색에 눈치 챈 아사토가 다가온다.
아사토의 손이 팔에 닿은 순간, 찌릿, 하고 강한 전류와도 같은 충격이 피부의 표면을 스쳤다.
「……읏!」
깜짝 놀라, 코노에는 아사토로부터 달아나듯이 몸을 뒤로 뺐다. 코노에의 반응에, 아사토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보인다.
「왜 그래?」
「……아무것도 아냐」
맞닿은 부분부터 피부에 경련이 이는 것만 같아, 손끝이 희미하게 떨렸다.
그 떨림은 몸 안쪽으로도 전해져, 심박수가 올라가고 숨막힘이 강해진다.
고양된 숨을 내쉬고, 코노에는 고개를 숙인다. 귀가 힘없이 숙여진다.
감기라도 걸린 것일까. 자신의 몸인데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코노에」
그렇게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도 아사토의 저음이 울려 와, 흠칫 귀가 떨린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농밀한 꽃 향기가 폐로 스며들어, 온몸이 파묻혀서 빠져들 것만 같았다.
아사토가 곁에서 몸을 굽히고, 코노에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본다. 머리 위로 뻗어진 손을 무의식적으로 피한다.
「머리에, 꽃잎이」
그렇게 말하고, 아사토는 떼어낸 꽃잎을 코노에의 눈앞에 들어보였다.
옅은 색의 꽃잎을 사이에 두고, 아사토와 눈이 마주친다.
희미한 열을 품은 눈동자가, 지그시 코노에를 바라보고 있다.
눈치를 채고 보니 아사토도 호흡이 거칠고, 그 표정은 어딘지 괴로워 보였다. 이 증상은, 자신에게만 나타난 것이 아니었던 것일까.
왜 그러는지 묻는 시선을 보내자, 아사토는 천천히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망설임이 드러나는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발정기, 인지도 몰라」
「……!」
──발정기.
그에 대해선 물론 알고 있었다. 그러나, 시기나 증상까지는 알지 못했다.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신데다, 카로우의 주민들과도 가능한 한 접촉하지 않도록 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알 기회가 없었다.
그렇지만, 기묘한 것은 거리의 형색이다.
확실히 고양이의 수는 줄어들어 있었지만, 코노에가 눈으로 본 한 발정한 고양이따위는 없었다.
바르도도 그렇다. 아침에, 평범하게 이야기를 해왔다.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 아사토가 코노에의 머리칼에 코끝을 가까이 댔다.
킁킁 하고 냄새를 맡는 몸짓에 어쩐지 쑥스러워져서, 코노에는 어깨를 움츠린다.
「좋은 향기가 나」
「……꽃 향기겠지」
「그런가……, 그럴지도 몰라. 잘, 모르겠어」
아사토의 음성에는 어딘지 마음이 달뜬 황홀이 스며 있었다.
걸치고 있던 망토가 벗겨지고, 양쪽 어깨가 부드럽게 붙들린다.
아사토의 코끝이, 코노에의 머리칼에서 목덜미로 미끄러져 간다.
간지럽다. 무심결에 몸을 비튼다.
「……윽, 아사토……」
가까이 다가오는 몸을 밀어내려 하지만,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돌연 초조해지기 시작한 머릿속에서는 기나긴 의문이 선회하고 있었다.
거리의 형색도 그렇고, 모든 고양이가 한꺼번에 발정기에 돌입하는 것은 아닌 것일까.
게다가……수컷끼리도 발정을 할 줄은, 알지 못했다.
지금의 상황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채로, 몸은 발칙한 열에 휩쓸려 가려 하고 있다.
몸의 심지가 달아올라 있다. 뜨겁다.
「코노에……」
한숨이 뒤섞인 목소리로 이름을 불려서, 귀가 떨렸다.
어깨를 붙잡은 아사토의 두 손 가운데 한쪽 손이 스르륵 팔을 쓸어내리고, 코노에의 손에 도달한다. 느슨하게 움켜쥔다.
커다란 손바닥은 희미하게 땀이 배어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도 서늘했다.
아사토는 어색한 움직임으로 맞잡은 손의 손가락을 얽고서는 풀고, 풀고서는 다시 얽었다. 그 몸짓이 안타깝다.
그렇지만, 아사토의 심정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코노에도 필시 같은 기분이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는 것이다. 그저 몸 안쪽에서 욱신거리는 열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
「…………」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다. 무언가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다. 묘하게 조급해진 마음이 공연히 침묵을 팽창시킨다.
그 탓에, 조금 움직이면 바로 포개어질 듯한 거리가 아무래도 줄어들지 않는다.
숨막힘에 채 진정되지 않는 호흡만이, 두 마리의 사이를 채워 간다.
아사토가 살짝 움직인다. 코노에의 뺨에 코끝을 가볍게 가져다 대고서는 떨어지고, 다음으로는 뺨을 대고서 눈을 감는다.
어리광을 부리는 몸짓이었다. 그렇지만, 싫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맞닿은 부분이 뜨거워서, 심장이 아픔을 동반할 정도로 속도를 올리며 맥박친다.
다시금 코끝을 가져다 댄다.
한 차례 떨어지고, 다음으로 닿은 것은…… 입술과 입술이었다.
「……!」
놀라서 얼굴을 뒤로 뺀다.
입술이 떨어지고, 또 다가온다. 다시 입술이 닿기 직전, 아사토는 조금 주저하는 듯이 움직임을 멈췄다.
망설이면서도, 코노에도 완전히 거부할 수 없다.
거부하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좀 더 닿고 싶다.
몸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좀 더 닿아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열을 내보내고 싶다.
입술의 거리가 좁혀진다.
두려움도 내리눌러 부수듯이, 포개었다.
「……읏」
가볍게 맞닿아 입술을 내리누를 뿐인 입맞춤이었다. 그렇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심장이──파열될 것만 같다. 맞잡은 손에 힘이 실린다.
「…………」
입술이 조금 떨어지고, 아사토가 열기가 스민 숨을 내뱉었다.
얼굴을 보는 것이 부끄러워서, 코노에는 시선을 아래로 떨군다.
어우러져 만발한 꽃들은 눈이 부실 정도로 무구해서, 발정하고 있는 자신이 깨끗하지 못한 것이 된 듯한 기분이 된다.
한번 더, 밀어붙여진 입술을 받아들인다.
역시 그 이상 무언가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코노에는 희미하게 열린 입술의 틈새로, 아사토의 입술을 혀끝으로 슬쩍 핥았다.
머릿속이 열로 부예지기 시작한 탓에, 행위의 의미따위는 자세히 생각하지 않았다.
아사토는 조금 놀란 듯이 얼굴을 뒤로 빼려 했지만, 이내 머뭇머뭇거리며 똑같이 혀끝을 코노에의 입술에 닿게 했다.
「…………, ……」
까슬하면서도 축축한 감촉에 무언가가 안쪽에서 솟아올라와, 한 순간 호흡도 불안정하게 흐트러진다.
그렇게 입술을 맞대고, 이따금 서로 혀끝을 가볍게 핥을 뿐인 겁 많은 입맞춤을 나눈다.
아사토는 잡고 있던 손을 살며시 풀고는, 그 손을 코노에의 가슴에 댔다.
옷 너머로 손바닥이 가슴에서 배까지 내려간다.
단지 그뿐인데도, 코노에는 격렬하게 심장이 흥분되어 가는 것을 느낀다.
배를 지나간 손바닥은, 조금 더 아래쪽에 접촉하려 한다.
「……! ……응」
입술을 밀어붙일 뿐인 입맞춤에 입술을 틀어막힌 채, 코노에는 당황했다.
황급히 양손으로 아사토의 팔을 붙잡고, 저지하려 한다.
그러나, 역시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마음과 몸이 따로따로 놀아서, 자신의 의지로 컨트롤할 수 없다.
몸은──명백하게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아사토의 손가락은 머뭇거리며, 안타까운 듯이 그곳에 닿아, 마침내 의복 안으로 들어갔다.
「……읏, 잠깐, 기다리라니까, ……아사토……!」
무의식 중에 입술을 떼고, 작게 항의의 소리를 냈다.
아사토의 손가락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대답 대신에 뜨거운 한숨이 돌아온다.
하의 안으로 넣어진 손은, 이미 서기 시작한 코노에의 열을 부드럽게 감싸쥔다.
좀 전에는 차갑게 느껴졌던 손바닥이, 지금은 너무나 뜨겁다.
「……, 그만 해, ……읏」
주체할 수 없는 수치심에 내몰려 뺨을 붉게 물들이며, 코노에는 저항한다.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는 아사토의 손가락은 미묘한 움직임으로 코노에의 그것에 닿아 와, 그 탓에 간지럼과 비슷한 감각이 생겨난다.
기분 좋다, 라고 느끼고 만다. 온전히 저항할 수가 없다.
──차라리, 체념해버릴까.
이 쾌락에 몸을 맡기고, 빨리 발정을 해소해버리는 편이 좋은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천천히 깊게 숨을 들이마시자, 농후한 꽃의 향기가 온몸을 가득 채웠다.
숨 막히는 향기에 사고까지 가득 메워져, 핑 하고 현기증이 난다.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되어버릴 것만 같다.
이 꽃 향기도, 발정을 부추기고 있는 것일까……?
코노에는 천천히 손을 뻗어, 아사토의 아랫배에 가져다 댔다.
아사토의 몸이 희미하게 떨린다. 그러나, 거부하는 움직임은 없었다.
「……너도」
혼잣말처럼 말을 내뱉고, 긴장으로 뻣뻣이 굳은 손을 옷 안으로 넣었다.
아사토의 열이 손끝에 닿는다. 그것은 이미 단단하게 심이 서 있고, 뜨거웠다.
자신의 것이 만져지고 있는 탓도 있었지만, 한층 더 기분이 고양된다.
아사토의 그것을 손 안으로 움켜쥔다.
동시에 아사토의 손이, 감싸쥐고 있던 코노에의 열을 밖으로 꺼냈다.
「……!」
깜짝 놀라, 코노에는 무심결에 몸을 뒤로 빼려 한다. 아사토를 쏘아보려 했지만, 부끄러움에 얼굴을 들 수 없다. 조금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보복을 할 생각으로 코노에도 아사토의 그것을 밖으로 꺼낸다.
「……, ……앗」
아사토가 희미하게 목을 울렸다. 코노에는 천천히 시선을 손 쪽으로 내린다.
서로의 손이, 서로의 열에 닿아 있다.
이내 그곳에는 두 마리분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조금 어둑한 가운데 열기가 자욱이 들어찬다.
그것이 너무나도 음란하게 느껴져서, 눈을 뗄 수 없다.
「……어떻게, 할까」
바로 귓전에서 울린 아사토의 잠긴 목소리가, 갈피를 잡지 못하며 공기에 녹아든다.
바쁘게 오고 가는 숨결이 누구의 것인지 따위, 이미 알 수 없었다.
가슴을 두드리는 고동은 확실히 자신의 것일 터인데도, 심장을 공유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서로의 손 안에 있는 열은 미세한 손가락의 움직임도 자극으로 받아들이고, 더러는 손가락으로 그것을 전해 간다.
「……읏」
어색한 동작으로 손바닥을 문지르는 듯이 움직이자, 숨을 죽이는 소리가 나고서 아사토의 어깨가 떨렸다.
느낀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자, 한층 더 흥분을 느낀다.
그러나, 곧바로 똑같은 것을 당해 코노에는 눈꺼풀을 내리깔았다.
밑바닥에서부터 차츰 올라오는 달콤한 욱신거림에 희미하게 몸이 떨린다.
「……, 핫, ……응」
한 번 달콤함을 맛본 이상, 몰두하게 되는 데에는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부끄러움을 완전히 내버릴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미덥지 못했던 손의 움직임은 조금씩 강하게, 빠르게 바뀌어 간다.
아사토의 열이 차츰 커져가고 있는 것을, 손바닥으로 느꼈다.
「……읏, ……크, ……」
어깨로 떨어지는 호흡은 거칠어져, 이따금 낮게 눌러 죽인 소리도 들려온다.
그러나, 그것은 코노에도 마찬가지였다.
「응, ……읏, ……」
아사토의 어깨에 이마를 내리눌러 신음 소리를 죽이고, 치밀어 오르는 괴로운 숨을 내뱉어 흩뜨린다.
자신이 한 것을 아사토가 그대로 자신에게 되돌려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아사토에게 되돌려주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오히려, 마치 자신이 자신에게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지만, 역시 다르다.
아사토의 손바닥은 자신의 것보다 훨씬 크고, 뜨겁다.
같은 성별을 지닌 몸이기 때문일까, 서투른 손가락은 코노에가 기쁘게 느끼는 부분으로 강하게 밀어붙여 온다.
그렇지만, 조금 세게 선단을 비집고 들어오면 이따금 아픔이 스쳤다.
그러나, 그것이 이 애무는 아사토에 의해 행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알려오는 듯한 느낌이 들어, 도리어 쾌락을 부추긴다.
아사토는 코노에의 손을── 어떤 식으로 느끼고 있을까.
조금 크기가 작으니 미덥지 않은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곤란하기에, 있는 힘껏 손을 움직인다.
「……응, ……읏, 아……」
허리부터 녹아들어 갈 것만 같았다.
더할 나위 없는 애무에 빠져들어 있었다.
만지면 만질수록, 상대가 반응한다.
문득 시선을 올리자, 아사토는 눈꺼풀을 내리고서 조용히 흘러나오는 숨을 눌러죽이고 있었다.
갈색의 피부에 희미하게 땀이 배어 있다. 눈썹을 찡그리고, 어렴풋이 황홀이 스민 얼굴로 참아내는 모습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자신이──이런 표정을 짓게 하고 있는 것이다. 느끼게 하고 있다.
「…………」
아사토가 희미하게 눈을 떠, 코노에를 본다.
「……너는, ……있는 거야?」
「……읏, ……, 뭐가……?」
「다른 녀석이랑 이런 거, ……한 적, 있어?」
「……!」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코노에는 그만 숨을 삼켰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몽롱한 의식 가운데서도 황급히, 순식간에 입을 연다.
「……없어」
「정말로?」
「끈질기네. 읏……, ……아사토야말로, 어떤 거야」
말을 되받음과 동시에 세게 문질러져, 새어나올 듯한 신음 소리를 삼키며 묻는다.
「없어. ……너뿐이야. 이런 걸 한 건, 이런 식으로 된 건……, 처음이야」
낮게 속삭이는 목소리에, 오싹 하고 등줄기가 떨린다.
아사토는 물론 평소와 같은 태도로, 생각한 그대로의 것을 말하고 있을 뿐일 것이다.
그렇지만, 쾌락에 휩쓸리고 있는 이 상황에서는, 그것은 직접적인 애무와 동등한 정도의 달콤함으로 허리에 떨어져내렸다.
「아, ……읏, 하……」
느슨해졌던 손의 움직임이 재개된다.
서로의 손바닥은 선단에서 흘러 넘치는 액체로,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
음란한 물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퍼져, 청각으로도 수치와 열정이 휘저어진다.
미끈미끈 하고 그 어떤 저항 없이 손바닥을 스쳐지나가는 감촉이, 쾌감에 박차를 가한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탓에, 채 삼키지 못한 타액이 뚝 하고 입술로부터 떨어져 내렸다.
흐릿해진 시야에는, 어렴풋하게 점액질을 띠고서 꿈틀거리는 두 개의 손이 비친다.
휘감기는 손가락의 움직임, 문지르는 속도, 느껴지는 감각과 시각이 직결해, 부끄러움에도 고조되어 간다.
「기분 좋아……?」
약간 잠기고 들뜬 목소리로, 아사토가 물어 온다.
「그런 거, ……읏, 묻지 마……」
코노에는 간신히 숨을 이으며 대답한다.
몸은 이렇게 반응하고 있다. 기분이 좋지 않을 리가 없다.
「너야말로, ……어떤 거야…… 읏」
굳이 되물어본다.
자기 혼자만 이런 부끄러운 질문을 받아서는 견딜 수가 없다.
반박한 시점에서 아사토가 코노에와 똑같은 기분을 맛볼지 어떨지는 수수께끼였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마음이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아사토는 눈을 감고, 신음하는 듯이 낮게 대답했다.
「……기분 좋아」
「…………」
「코노에가 만지면
……, 기분 좋아」
오싹 하고, 다시금 등줄기가 떨린다.
그 충동이 달콤하게 허리로 떨어져 내린다.
어째서 이렇게 동요하고 있는 것인지는, 스스로도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다음으로 아사토가 손가락을 움직였을 때, 거기서부터 솟아오른 쾌락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것처럼 느껴졌다.
가슴이 몹시도 애달파진다.
「……읏, 하아……」
코노에의 손 안에 있는 아사토의 열은 완전히 부풀어올라, 단단하게 솟아 있다.
그것은 코노에도 마찬가지로, 서로의 한계를 서로의 손바닥으로 느끼고 있었다.
허리 안쪽에서부터 묵직하게 물결치는 무언가가 밀려들어 온다.
호흡은 가쁘고, 코노에는 필사적으로 아사토의 어깨에 이마를 내리누른다.
의식이 혼탁해져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눈을 감으면, 몰아쳐 오는 감각이 생생하게 가슴으로 다가온다. 허벅지부터 발끝에 걸쳐 힘이 들어가, 꼬리가 불안정하게 너울너울 흔들린다.
「아, ……안, 돼, ……이제, ……읏」
겨우 목소리를 짜내 필사적인 마음으로 그렇게 전하고, 코노에는 비어있는 손으로 아사토의 어깨에 손톱을 세웠다.
아사토의 한계를 재촉하듯이, 움켜쥔 손을 한층 더 세게 움직인다.
「……, ……읏」
아사토가 무언가를 참아내는 것처럼 낮게 목을 울렸다.
코노에의 안에서도 무언가가 터져나오려 하고 있었다.
부풀어올라, 내뿜으려 한다.
무의식적으로 피하고자 아사토의 몸을 밀친다.
허리가 자연히 당겨지고 만다.
이제──
「읏, ……아, ……아……읏!!」
흠칫 하고 크게 몸이 떨렸다.
시야도 사고도 하얗게 물들어,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된다.
코노에는 몸을 떨며, 완전히 고조된 욕망을 아사토의 손 안에 토해냈다.
새하얗게 비어버린 머릿속으로, 심장 소리가 몹시도 생생하게 울린다.
「……읏! ……아……」
조금 늦게 아사토의 몸도 흔들리며, 한숨이 뒤섞인 어렴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코노에의 손 안으로 따뜻한 점액이 흘러들었다.
아사토도 도달한 것이겠지.
녹초가 된 몸이 기대어 온다.
바로 곁에서, 흐트러진 거친 호흡이 퍼져 나온다.
코노에도 아사토의 어깨에 기대며, 천천히 깊게 숨을 내쉬었다.
아직도 심장이 두근두근 소리를 내고 있다.
절정에 달한 여운에 팔다리가 마비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사토의 욕망을 받아들인 손가락을 움직여 본다.
미끈미끈한 감촉이 들었다.
그렇지만, 바로 닦아내고자 하는 생각 따위는 들지 않았다.
꽃밭 쪽으로 시선을 던진다.
해는 저물기 시작해, 환상적인 주홍색으로 물들어 있던 꽃들도 지금은 밤의 시작에 잠겨 있었다.
「…………」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뺨을 어루만져, 머릿속에 자욱이 들어차 있던 열이 조금씩 식어간다.
아침부터 계속되었던 숨막힘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역시, 발정 때문이었던 것일까.
아사토의 어깨에서 몸을 일으키자, 똑같이 몸을 일으킨 아사토가 코노에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그 표정은 평상시의 아사토로 돌아가 있었지만, 역시 어딘지 열의 흔적을 띠고 있었다.
「……괜찮아?」
「……아아」
목소리가 잠긴다. 눈치 채고 보니, 목이 바싹 말라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에, 갑자기 부끄러움이 치솟아 오른다.
「그거, 닦지 않으면. 더럽히고 말았어, 미안해」
「그건…… 피차일반이잖아」
무심결에 쓴웃음을 짓는다.
나른한 공기의 가운데, 어쩐지 겸연쩍은 여운이 감돌고 있다.
멋쩍은 듯한, 한심스러운 듯한, 미안한 듯한, 잘 알 수 없는 감각이었다.
아사토가 자신의 윗옷 자락을 잡아끈다.
무엇을 하는가 싶어 보고 있으니, 뜻밖에도 코노에의 손 안에 있는 잔재를 닦아내려 했다.
깜짝 놀라, 다급히 말린다.
「잠깐, 기다려……」
「그치만, 닦지 않으면」
「가지고 있으니까」
옆쪽에 내팽개쳐 두었던 삼베 자루를 한쪽 손으로 끌어당겨, 천조각을 꺼내든다.
우선 아사토의 더럽혀진 손을 닦아내고, 이어서 자신의 손도 훔쳐내고서, 가까스로 한 차례 가라앉은 숨을 내쉬었다.
문득, 아사토와 눈이 마주친다.
밤에 녹아들 것 같은 감색의 눈동자가 조금 초조한 듯이 돌려진다.
코노에도 똑같이, 눈을 돌렸다.
어쩐지 어색하다.
발정의 충동을 해소했을 뿐인데도, 어째서 이렇게까지 긴장하게 되는 것일까.
그러나, 왜인지 같은 비밀을 공유한 공범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대로 이곳에서 서먹서먹하게 있어서는 밤이 되어버린다. 코노에는 흐트러진 복장을 정리하고서 천천히 일어섰다.
아직 어딘가 기가 꺾인 듯한 얼굴이 망설이는 듯이 코노에를 올려다본다.
「……자」
손을 내밀자, 아사토가 귀를 쫑긋 세웠다. 코노에의 손을 잡고, 일어선다.
「돌아가자」
「……아아」
코노에는 아사토의 손을 이끌어 걷기 시작했다. 꽃밭에서 숲의 길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