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er Sie가 참 좋죠? 저도 좋아해요.
※ 오탈자 및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제보는 언제든 환영합니다. :)
금속질의 딱딱한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고, 날카로운 칼끝이 클리어의 측두부에 직격했다.
피처럼 보이는 오일이 뿜어져 나오고, 인간의 피부와 몹시도 유사한 표면이 쪼개져 바닥에 떨어진다.
“……으윽, …….”
클리어가 이를 악물고, 머릿속을 더듬는 듯이 천천히 나이프를 움직인다.
오일이 클리어의 이마와 뺨으로 흘러 떨어져간다.
그 광경은 너무나도 비장해서……, 나는 차마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클리어…….”
“너…….”
“……이제부터, ……윽, 반격 개시다…….”
기름을 잔뜩 뒤집어쓰면서도 도발적으로 웃으며, 클리어가 가벼운 몸놀림으로 다시 일어선다.
클리어는 나이프를 내던지고, 나와 똑같이 어안이 벙벙해져있는 알파를 향해 돌진했다.
“……윽!”
그 박력에 압도된 것인지, 알파가 조금 주춤거리며 클리어의 주먹을 막는다.
클리어는 간발의 틈을 두지 않고 끊임없이 공격을 전개해간다.
클리어의 전투 방식은 방어라는 것이 완전히 배제되어 있었다.
시간이 없어서 초조해하고 있는 것처럼……,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
클리어가 움직일 때마다 몸 이곳저곳에서 기계 파편이 떨어져나가고, 가끔씩 무게중심을 잃은 것처럼 발걸음이 휘청거린다.
이대로라면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게 아닌가? 그렇게 되면, 클리어는…….
그런 불안이 머릿속을 스쳤을 때, 잠시 비틀거린 클리어의 틈을 노리고 알파가 발차기를 날렸다.
튕겨져 나가는 듯이 클리어가 뒤쪽으로 물러나 알파의 공격을 피한다.
“……하. 그 기세랑 생각 없이 구는 점은 솔직히 대단한 것 같지만, 결국 별거 아니네.”
“………….”
클리어가 괴로운 듯이 거친 숨을 내쉬고, 알파를 노려본다.
“최후의 발버둥이라는 거였으려나. 그치만, 이제 슬슬 못 움직이게 됐겠지? 그 몸, 안쪽도 바깥쪽도 완전히 걸레짝이 되었으니 말야.”
“그 뒤로는 내가 천천히 결단을 내주겠어.”
알파가 바닥에 떨어진 나이프를 주워들고, 여유가 넘치는 발걸음으로 클리어에게 다가간다.
“네가 키 록을 파괴해서 잠깐 사이의 자유를 얻을 수 있었던 이 나이프로, 네 자유를 빼앗아주지.”
“제기랄, 이거 놔!! 클리어 도망쳐! 빨리!!”
알파2의 팔을 뿌리쳐내고자 몸부림을 치며, 나는 이성을 잃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고 있는 사이에도 나이프를 든 알파가 클리어의 눈앞으로 거리를 좁혀간다.
클리어는……, 움직이지 않는다.
“네 가짜 마스터가 걱정하고 있다고. 괜찮은 거야?”
“………….”
“이미 포기한 건가. 그럼 단칼에 끝을 내주지. 네 쪽이 구형이지만, 알맹이는 거의 똑같으니까 말야. 빗나가지 않으니까 안심해.”
“이제 곧 피날레인가. ……끌고 가라.”
토우에가 흥미를 잃은 듯이 혼잣말을 내뱉고, 안쪽의 문으로 발길을 돌리며 알파2에게 명령했다.
“……윽!”
토우에가 발걸음을 옮기자, 알파2는 엄청난 힘으로 나를 잡아끌고 이동하려 했다.
“클리어!!”
“그러면, 이걸로 정말 안녕이다.”
알파가 냉혹한 미소를 띠며, 나이프를 치켜든다.
그럼에도……, 클리어는 움직이지 않는다.
어떻게 된 거지? 알파의 말대로, 포기한 건가?
어째서…….
어째서 움직이지 않는 거야……!
“클리어……!!”
“바이바이, 형.”
그 순간──
클리어가 양팔을 벌리고,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부드럽고 투명한 목소리가, 온화한 멜로디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이건……!”
알파가 깜짝 놀란 듯이 뒷걸음질을 치고, 그 손에서 나이프가 떨어진다.
알파2도 움직임을 멈추고, 내게서 떨어져 괴로운 듯이 신음하며 몸을 웅크렸다.
붙잡혀있었던 팔이 해방되어 자유로워진다.
그럼에도……, 나는 클리어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클리어는, 노래하고 있었다.
클리어의 노랫소리는 물론, 노래를 부르는 그 모습이 몹시도 아름다워서……, 눈을 빼앗기고 만다.
겉보기에는 무참한 꼴이지만, 그런 것 따위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클리어의 노래는 마음에 평안을 주면서도, 가슴 깊숙한 곳을 애절하게 휘저어간다. 참으로 신기했다.
넋을 잃고 듣던 중에, 갑자기 노래가 끊겼다.
“…………으윽.”
클리어가 괴로운 듯이 숨을 내뱉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클리어!”
곧바로 클리어의 곁으로 달려간다.
“……하, 뭐야. 주제에 위협을 하다니.”
방금 전까지 고통에 몸부림을 쳤던 알파가 일어나, 클리어에게 다가가 난폭하게 발길질을 했다.
“……윽.”
클리어가 힘없이 쓰러진다.
“……어이. 끌고 가라.”
토우에가 목소리가 들리고, 클리어에게 매달리는 내 팔을 누군가가 붙잡았다. ……알파2다.
“그만해! 만지지 마!”
“클리어도 회수해둬라.”
“네, 마스터.”
“싫어, 클리어! 클리어……!!”
아무리 외쳐보아도 목소리가 닿는 일은 없이…….
나는 알파2의 손에 이끌려, 다른 방으로 끌려갔다.
……눈을 뜨자, 가장 먼저 흰색이 시야로 뛰어 들어왔다.
흰 천장, 흰 벽, 흰 바닥.
그렇지만, 오벌 타워의 내부와는 다르다.
좀 더 무기질적이고 차갑다.
정기적으로 들려오는 전자음이 더욱더 그런 느낌이 들게끔 하는 건지도 모른다.
나는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채로, 그저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천천히 방울져 떨어져 내리는, 투명한 액체.
마치 작은 뱀에 물린 것처럼, 내 몸에는 몇 개의 튜브가 꽂혀져있다.
이제껏 몇 번이나……, 이 몸이 실험실의 생쥐처럼 아무렇게나 다뤄졌는지, 셀 수조차 없다.
격렬한 고통을 동반한 검사와 실험을 반복하고…….
이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모두 다, 잊어버렸다.
존재하는 것은 그저, 하얀 세계뿐이다.
어디에도 이어져있지 않은, 차단된 세계.
살아있는 것인지 죽어있는 것인지, 어찌 되든 상관이 없어지는 듯한…….
“………….”
누군가가 이쪽으로 걸어온다.
어차피 또 흰옷을 입은 연구원이겠지.
그런 생각을 했던 나의 시야에, 선명한 색이 비쳤다.
모든 것이 애매하게 흐려져 있던 세계 속에서…….
그는 마치 빛과도 같았다.
자유를 빼앗긴 나를 비춰주는, 한 줄기의 빛.
턱에 있는 두 개의 점.
그것을 보고, 그리움과 기쁨이 가슴에 번진다.
“아오바 씨.”
그가 미소 짓는다.
“오늘부터 저희들은 계속 함께입니다. 토우에에게서 허가를 받았습니다. 계속, 계속…….”
“당신은, 저의 것입니다.”
………….
……이 발소리는.
클리어다.
잠시 꾸벅꾸벅 졸고 있었던 나는 얼굴을 들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 클리어의 기척이 다가온다.
“……좋은 아침, 아오바 씨.”
“오늘도 날씨가 좋아요. 이런 말을 해도, 여기선 알 수 없지만 말이죠.”
“………….”
클리어의 손이 내 뺨을 살며시 어루만진다. 차갑다.
클리어의 기척이 이동해서, 내 뒤쪽으로 갔다. 등 뒤에서 다정하게 끌어안는다.
“몸 상태는 어떤가요? 어디 아픈 곳은 없나요?”
“………….”
“이렇다 할 문제는 없는 것 같군요. 다행이다. 아오바 씨가 힘들어하면 저도 슬프니까.”
“조금씩, 조금씩 진행해가죠. 서두를 건 없으니까. 그렇죠?”
클리어의 손이 내 가슴에서부터 아랫배를 쓸어내리고, 허벅지를 어루만지고……, 특별히 그 끝부분을 사랑스럽다는 듯이 쓰다듬는다.
상실된, 그 단면을.
“아오바 씨…….”
황홀함에 젖은 목소리가 나를 부른다.
“저는 인간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아오바 씨와 계속 함께 있고 싶었어.”
“인간은, 한정된 목숨이 있으니 언젠가는 죽어버리고 말잖아요? 저는 아오바 씨가 없어져버리는 건 싫습니다. 그래서.”
“아오바 씨를 저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고 토우에에게 부탁했습니다.”
“토우에는 필요한 데이터만 채취하면, 그 뒤로는 좋을 대로 해도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클리어가 양손으로 내 몸을 끌어안고,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는다.
“나는 인간이 될 수 없어. 그러니까, 아오바 씨가 나와 똑같아졌으면 해.”
“하지만 이왕이면 계속 아름다운 상태로……. 아니, 훨씬 더 아름다워져서 곁에 있어줬으면 해. 인형처럼.”
“그러기 위해선 쓸데없는 것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인형에게 의지는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팔다리는 무익한 가능성을 낳아요. 필요가 없는 것이죠.”
“눈과 다리는 끝났으니, 다음은 이 팔입니다. 이런 식으로 의사 표시를 하는, 나쁜 팔.”
무의식중에 창살을 움켜쥐고 있었던 내 손을 잡고, 클리어가 입을 맞춘다. 그 후, 있는 힘껏 이빨을 박았다.
“……윽.”
희미하게 피 냄새가 풍긴다. 미끄러운 혀가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핥아낸다.
목에 매인 사슬이, 건조한 소리를 냈다.
아픔이나 온도는……,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그저, 숨을 쉬고 있을 뿐인 존재다.
“기대되네요. 저의 바람대로 바뀐 아오바 씨는, 분명 굉장히 아름다울 거예요.”
“나만의 아오바 씨…….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어.”
클리어가 황홀감에 넋을 잃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클리어는, 이전의 클리어가 아니게 되었다.
알파의 손에 끌려간 이후, 토우에의 지시 하에 수리되었다.
그것은 즉, 원래의 상태로 돌아갔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이제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움직일 수 없는 나에게 있어, 지금은 클리어만이 세상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클리어가 기뻐한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전부, 클리어가 바라는 대로…….
“아오바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