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아!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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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어제 일로 완전히 피로에 절어버린 것도 있어서, 내가 ‘평범’에 도착한 것은 아슬아슬하게 지각을 면한 시간이었다.
하가 씨는 가게 문을 열자마자 곧바로 밖으로 나가서, 나 혼자서 가게를 보고 있다.
가게 안에는 나와 범인군밖에 없다. 손님은 거의 오지 않으니, 멍 때릴 시간도 잔뜩 있다.
그렇게 되니, 자연스럽게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노이즈와 클리어. 불법침입남과 가스마스크.
정말이지 그 녀석들, 정체를 알 수 없다니까…….
그렇지만, 모두가 돌아가서 집 안에서 시끌벅적함이 사라지자 조금 쓸쓸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가끔은 떠들썩한 것도 좋다는 생각도 들고…….
“네, 정크숍 ‘평범’입니다.”
“………….”
“여보세요?”
“………….”
아무런 말도 없이 전화가 끊겼다.
뭐지? 장난 전화인가?
“돌격-!”
“돌격이다-!”
“변함없이 촌스러운 가게네!”
그때, 가게 문이 열리고 시끄러운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또 너희들이냐고!”
“아, 아오바다!”
“아오바-!”
“변함없이 신통찮은 얼굴이네!”
정말, 언제 봐도 귀엽지 않다니까…….
“오! 목표 발견!”
“발견!”
악동 형제들의 관심이 나에게서 범인군에게로 옮겨간다.
“처, 처처처청소!!!”
범인군이 급브레이크로 일시정지하고 내 뒤에 숨는다.
어이어이.
그 덕에 내가 꼬맹이들의 표적이 돼버렸잖아.
“거기 서-!”
“서라 서라-!”
“얌전히 있으라고!”
“윽, 너희들, 나한테 매달리지 말라니까!”
악동 형제들과 격투를 하고 있으니, 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이번에는 손님인가 했더니…….
“……노이즈!?”
“여어.”
어……, 어째서 이 녀석이 가게에!?
노이즈는 가게 안을 신기한 듯이 바라보며 내게로 다가왔다.
악동 형제들이 내게서 떨어져 노이즈를 본다.
“잠깐 잠깐! 원래 손님 같은 거 잘 없지 않아?”
“손님이다-! 손님이 왔다!”
“좋아, 목표 변경! 손님을 향해 돌격이다!”
“잠, 어이 너희들……!”
내가 말리는 것보다도 빠르게, 꼬맹이들이 노이즈에게 돌진했다.
위험해, 저 녀석 진짜로 성질낸다고……!
“우와악!”
“우와악!”
라고 생각했지만, 노이즈가 화려한 몸놀림으로 꼬맹이들을 피했다. 맨 먼저 쳐들어갔던 키오와 나오가 앞으로 거꾸러진다.
그리고, 미오는…….
“자, 잠깐! 이거 놓으라고!”
부딪치기 직전에 노이즈에게 붙잡혀, 마치 목덜미를 잡힌 새끼고양이처럼 훌쩍 들어 올려져있었다.
“이거 놓으랬잖아! 뭐 하는 거야!!”
미오가 필사적으로 노이즈의 가슴을 팡팡 두들긴다. 노이즈는 미동조차 하지 않고, 말없이 미오를 보고 있다.
뭔가 4차원적인 광경이다…….
내가 어안이 벙벙한 채로 있으니, 노이즈는 예상치도 못한 행동을 내보였다.
뭐라고…….
자신의 가슴을 때리는 미오의 손을 잡아, 그곳에 입술을 대고 키스를 쪽 했다.
“뭣…….”
에에……!?
그렇지만, 나 이상으로 놀란 것은 미오다. 그야 그렇겠지…….
미오는 데친 문어처럼 얼굴이 새빨개져서 부들부들 떨고 있다.
“뭐, 뭐, 뭐.”
“난폭하게 날뛰는 여자는 귀엽지 않다고.”
노이즈가 뭔가 엄청난 것을 말해버린다.
“이, 이, 이.”
미오는 입을 뻐끔뻐끔 움직이고, 눈을 꾹 감고서는 있는 대로 숨을 들이마셨다.
“이거 놔! 이 성희롱 피어스!”
“성희롱 피어스…….”
노이즈는 특별히 반응을 하지 않고, 미오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미오는 곧바로 노이즈에게서 비켜서서, 안전한 거리를 확보하고 검지를 척 내밀었다.
“얼굴에 그렇게 잔뜩 구멍을 뚫어서는, 피가 나오면 어쩔 거야!”
“뭐야!? 피라고!?”
“피!?”
앞으로 넘어진 채로 “나는 이제 틀렸어~. 살려줘~.” 같은 말을 하면서 다친 사람 흉내를 내고 있던 키오와 나오가, 여동생의 말을 듣고 일어난다.
오라버니들은 다행이도 노이즈의 퍼포먼스를 보지 못한 것 같다. 다행이군…….
“너, 미오한테 무슨 짓 했어!”
“했어-!”
“별로.”
“그만해 너희들!”
노이즈에게 따지고 드는 둘을 미오가 허둥지둥 말린다. 얼굴이 아직 빨갛다.
“에, 그치만.”
“됐으니까 후퇴야!”
“그치만 아직 저 녀석 쓰러트리지 못했어!”
“됐다니까!”
소리를 빽 지르고는 그 즉시, 미오는 다다다 달려서 가게에서 나가버렸다. 오라버니들이 허둥지둥 그 뒤를 쫓는다.
……가게 안이 갑자기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범인군의 기계음이 희미하게 들려오는 가운데, 나는 믿겨지지 않는 심정으로 노이즈를 보았다.
“너……. 나이 어린 여자애한테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노이즈가 의아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본다.
“뭐가.”
“갑자기 손에 쪽 뽀뽀라니……. 깜짝 놀란다고 할까 기분 나빠 하잖아, 보통.”
“딱히 이상한 일은 아니잖아.”
“아니, 아니아니아니아니! 충분히 이상하니까!”
“……응?”
반사적으로 태클을 거니, 노이즈가 카운터에 손을 짚고 내 쪽으로 몸을 내밀어왔다.
무표정하게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는…….
“!”
……뭔가, 입술에 부드러운 것이 닿았다.
………….
……………….
………………, 지, 지금 그건…….
“…………너, 너, 너.”
“? 뭐야.”
“윽, 뭐, ……뭐야가 아냐! 갑자기 무슨 짓이야!”
“무슨 짓이라니 키스잖아.”
“하!!?!”
노이즈는 패닉에 빠진 나를 태연히 바라보고 있다.
뭐야 이 녀석……. 진짜로 뭐냐고!?
“보통, 남자한테 키스 같은 거 안 하잖아!”
“그래?”
“혹시……, 그쪽?”
“하?”
“………….”
노이즈의 태도가 너무나도 태연스러워서, 점점 내 쪽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키스란 건 당연히 남자끼리 해도 되는 거였나?
……아니아니, 그럴 리 없잖아.
그렇지만 정말로 장난을 치거나 일부러 괴롭히려는 생각은 없는 것 같고…….
……좀 냉정해지라고, 나.
이 녀석이 이상한 거야. 절대로 그렇다.
딱히 내가 이상한 게 아니다. ……그럴 거다.
그리고 남자 여자 관계 없이 스킨십을 해보려는 녀석도 꽤 있고 말이지.
이 녀석은 그런 타입이겠지. ……아마.
나는 손등으로 입술을 닦고, 심호흡을 해서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다.
“……것보다 너, 대체 왜 여기에 온 거야.”
노이즈가 가만히 내 눈을 본다.
“너, 내 팀에 들어와라.”
“하?”
갑자기 무슨 말을 꺼내는 거지?
“팀이라니……. 라임 팀 말인가.”
“그래.”
[ 제대로 이야기를 한다 ]
[ 절대로 안 한다 ] → 선택
“절대로 안 해.”
일말의 망설임 없이 바로 대답한다. 하지만, 노이즈는 여전히 내게 시선을 고정한 채다.
“그럼 들어온다고 할 때까지 매일 여기로 오겠어.”
“………….”
뭐야 그게. 애냐.
“예전에 했을 때는 꽤 강했었잖아, 라임. 또 해.”
“한 적 없어. 사람을 잘못 봤겠지.”
“………….”
노이즈가 나를 바라본 채로, 입을 다문다.
그 시선이 몹시도 날카로워서, 약간 기가 죽는다.
대체 뭐지……?
“……뭐, 오늘 이야기의 진짜 주제는 그게 아냐.”
노이즈가 시선을 돌려서, 살얼음판 같은 긴장에서 해방되어 숨을 돌린다.
“오늘은 이 가게 앞에서 있다고.”
“뭐가?”
“라임.”
“라임?”
“이 부근이 오늘의 우스이 발생 포인트다. 우리들의 예상은 거의 100% 적중하지.”
의미가 잘 파악되지 않아서 눈썹을 찡그리고 있으니, 밖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전해져왔다.
“가자.”
“에?”
“됐으니까 따라와.”
노이즈가 카운터 안으로 억지로 들어와서, 내 팔을 붙잡았다.
“어이 이거 놔! 난 가게를 봐야…….”
“시끄러워.”
팔이 빠질 듯한 정도의 힘으로 잡아당겨져, 나는 렌이 들어있는 가방을 간신히 손에 들었다.
가게 밖으로 나오니, 늘 거의 인기척이 없는 골목길에 사람들의 열기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모여드는 녀석들은 모두 안쪽으로 흘러들어간다.
나도 노이즈의 손에 이끌려 같은 방향으로 나아갔다.
“포인트는 이 부근이다.”
약간 어둑한 골목길로 들어간 시점에서 노이즈가 멈춰선다.
그 손에는 어느 사이엔가 토끼모양 큐브가 올려져있었다.
“그거, 네 올메이트야?”
“아아.”
의외로 귀여운 걸 쓰고 있네, 이 녀석…….
“이제 슬슬 시작이다.”
이윽고, 골목의 한 구석이 어렴풋이 빛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빛의 고리가 생기고, 우스이가 발치에서부터 그 모습을 드러낸다.
주변에 있던 녀석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그 소리를 들은 녀석들도 점점 모여들어왔다.
“말한 대로지.”
“……오오.”
“너 나가보라고.”
“그러니까 싫대도.”
“이래도 말인가?”
노이즈가 가볍게 눈썹을 들어올린다. 무슨 조화인지 그 뒤쪽에서 내 가방이 둥실둥실 떠올랐다.
스트랩 부분을 잡고 있는 것은……. 토끼모양 큐브다.
어느 사이에……!
“너……!”
“자, 어쩔 거지?”
주변에는 라임 관객들이 혼잡을 이루고 있어서, 가방을 되찾아도 곧바로는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윽.”
‘P!’
그때, 무언가가 활공해서 내 가방을 들고 있던 큐브에 부딪쳤다.
주변의 군중이 가볍게 술렁이고, 흩어진다.
“여어.”
땅에 떨어진 가방을 주워든 것은 코우자쿠였다.
방금 노이즈의 큐브에 몸을 부딪쳤던 건 베니인가.
베니시구레의 멤버도 함께 있다.
“코우자쿠…….”
“아오바, 오늘은 어쩐 일이야. 또 배달하러 가는 도중인가?”
그렇게 말하면서, 코우자쿠의 눈이 도발적으로 노이즈를 향한다.
“왜 네가 여기에 있는 거지.”
“너한테 설명할 필요는 없군.”
“라임인가.”
“그쪽이야말로 일부러 여기까지 행차를 하시고 어쩐 일이지. 머릿속까지 근육밖에 없는 리브가 참가해봤자, 라임에선 맥도 못 추고 바로 나가떨어진다고.”
“뭐라고! 이 녀석!”
“그만해.”
코우자쿠가 흥분한 멤버를 손으로 제지한다.
“애송이가 잘난 척하지 말라고. 말이 지나치군.”
“사실이잖아.”
“잘난 척 하지 말라고 했잖아.”
“알게 뭐야.”
“네 녀석이랑 말을 하면 진심으로 라임이 싫어져.”
“상관없잖아? 리브한테 잘 보이고 싶다는 생각 따위 아무도 안 할 테고.”
……뭔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두 사람의 험악한 공기가 주변에도 전염되어서, 코우자쿠의 주변에는 리브가, 노이즈의 주변에는 라이머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리브 대 라임의 구도로 서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노려본다.
“어이, 둘 다 잠깐…….”
“애초에, 지금 시대에 완력이네 주먹이네 낡아빠졌다고. 촌스럽게.”
“머릿속에서만 싸워봤자 얻는 건 아무것도 없잖아. 단순한 현실도피다.”
“근육돼지는 생각하는 방식도 딱딱하지. 말이 안 통한다고.”
“어이…….”
“머리만 엄청나게 큰 약골한테 그런 말 듣고 싶지 않군.”
“약골이 아니라고.”
“그래? 나한테는 충분히 약골이었는데 말야.”
코우자쿠가 어제의 일……, 내 방에서 맞붙었던 때의 일을 넌지시 암시하는 말을 했다.
노이즈가 입을 닫고, 조용히 코우자쿠를 응시한다.
“너, ‘러프래빗’이지? ‘무지나’ 지역의 라임 팀. 최근엔 주제넘게 이 부근에까지 어슬렁대고 있는 것 같군.”
“라임 발생지 예측으로 장사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걸로 푼돈 벌어서 좋다고 날뛰는 거 아니라고.”
“거래다.”
“이 지구에도 우리들의 정보를 얻고 싶어 하는 녀석들이 산처럼 쌓여있지.”
“그래서 거래도 성립하지. 너희들과는 머리를 쓰는 방식이 달라.”
노이즈와 코우자쿠가 말없이 서로 험악하게 노려본다.
“이쯤에서 한 바탕, 결착을 지어둘까.”
“시시하지만, 난 네 녀석이 마음에 안 들어. 짓밟아주겠어.”
주변에 있던 리브와 라이머가 우렁차게 소리를 지른다.
어느 사이엔가, 군중은 우스이 주변에 모인 라임 관전파와 두 사람의 싸움을 구경하는 파로 나뉘어져있었다.
보기에는, 라임보다도 이쪽에 더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
점점 수습이 안 되는 상황이 되어간다. 어떡하지, 이거…….
“두 번 다시 그 건방진 입을 놀리지 못하게 해주지.”
“그러시든지.”
코우자쿠가 도발적인 말을 내뱉고, 그 말을 되받은 노이즈도 엷은 미소를 지으며 목을 틀어 뚜둑 소리를 낸다.
[ 코우자쿠에게 말을 건다 ] → 선택
[ 노이즈에게 말을 건다 ]
“어이 코우자쿠! 너 왜 이런 데서 진짜로 정색을 하는 거야!”
“미안하게 됐네, 아오바. 이런 말까지 들으면 말야,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주제도 모르고 계속 기어오른다고.”
“맞아, 맞아!”
“코우자쿠 씨, 한 방 먹여버려!!”
두 사람 다 싸움을 멈출 생각은 없는 것 같다.
그렇기는커녕, 오히려 둘 다 싸우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 간다!”
코우자쿠와 노이즈의 정면충돌을 시작으로 주위의 리브와 라이머도 싸움을 벌이기 시작해, 격투 대회라도 벌어진 듯한 난투가 되고 말았다.
어쨌든 뭐라도 좋으니까 날뛰고 싶은 녀석들도 뒤섞여서, 이미 엉망진창이다.
결코 넓지 않은 골목에 굵직한 목소리와 서로 치고받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다른 녀석들은 몰라도, 코우자쿠와 노이즈만이라도 말리지 않으면……!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고자 했을 때, 옆쪽에서 남자가 덤벼들어왔다.
“네 녀석도 라임 쪽이지!”
“우왓!”
얻어맞을 것 같아서 재빨리 비켜서자, 헛주먹을 날린 남자가 제풀에 앞으로 고꾸라졌다.
눈앞에 드러난 무방비한 뒷덜미에 반사적으로 손날을 날린다.
“으악!”
남자기 무릎을 꿇고, 등을 보이며 쓰러진다.
위험해……. 조심하지 않으면 말려들고 마는군.
“이거나 먹어라!”
이라고 생각하자마자……!
“윽!”
남자의 팔이 날카롭게 바람을 가른다. 잘 보니, 그 손에는 나이프가 쥐어져있었다.
“정말이지, 눈 뜨고는 못 봐주겠다고!”
다시 내 쪽으로 파고드는 팔을 붙잡아 아래로 잡아당기고, 균형을 잃은 남자의 턱에 무릎을 때려 박는다.
“크악!”
“윽.”
“진짜…….”
코우자쿠와 노이즈의 모습을 찾는다.
두 사람은 주변은 신경도 안 쓰고 신이 나서 배틀을 전개하고 있었다.
“코우자쿠! 노이…….”
“너 이놈들!! 뭐 하고 있나!!!”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가 울리고 그 자리에서 날뛰고 있던 전원이 움직임을 멈추고 소리가 나는 쪽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하자마자, 쏜살같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아쿠시마인가……!
총을 든 경찰관들을 줄줄이 거느리고 행차다.
“뭐야, 이게 무슨 소란이냐! 라임인가? 리브인가? 어느 쪽이든 전부 사형이다!!!”
“아오바!”
도망칠 길을 찾아 갈팡질팡하는 군중의 흐름을 거슬러, 코우자쿠가 이쪽으로 온다.
“노이즈는?”
“훨씬 전에 도망쳤어. 우리들도 빨리 도망가자고!”
코우자쿠가 내 팔을 붙잡고 달리기 시작한다.
“거기 서 이 녀서어어어어어어어억!!!!”
긴 여음을 남기는 아쿠시마의 포효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우리들은 있는 힘껏 달려서 골목을 빠져나갔다.
등 뒤로 소란스러운 기척이 느껴지지 않게 되었을 때, 나와 코우자쿠는 속도를 줄이고 달리기를 멈췄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서 괴롭다.
“……여기까지 왔으니 괜찮겠지.”
“아아.”
코우자쿠가 확인하는 듯이 방금 달려온 길을 돌아보고서는, 미안한 듯이 나를 보았다.
“……미안해. 너희 집에서도 일을 저질렀는데, 또 소란이 일고 말았어. 그만 머리에 피가 몰려서……. 그 망할 애송이.”
그런 말을 한 후, 코우자쿠의 표정이 진지하게 바뀐다.
“아오바. 너한테 무차별 살인 라임을 걸었던 건 그 녀석이지.”
“………….”
정곡을 찔려서, 가슴이 철렁한다.
코우자쿠는 내 반응에서 그에 대한 답을 헤아린 것 같았다.
“역시 알고 있었나. 그렇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미안.”
“아니, 책망할 생각은 없어. 그런데 그 녀석, 무차별 살인 라임 후에도 끈질기게 너를 따라다녔지? 무슨 일이 있었어?”
“……뭐라고 할까, 그게.”
여기까지 온 이상 숨길 필요 따위는 없다.
나는 노이즈의 무차별 살인 라임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기로 했다.
“그 녀석이 라임에서 싸움을 걸어왔을 때, 나,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전혀 알 수 없었어. 라임 따위 해본 적도 없고.”
“결국에는 의식을 잃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에 없지만, 그 녀석이 말하기로는……, 내가 이겼다고 해.”
“네가?”
“아아. 그치만 그런 거 전혀 기억도 안 나고, 애초에 내가 이길 리도 없고. 그래도 그 녀석은 내가 이겼다면서 내 말을 듣지 않아서.”
“그럼, 너한테 진 원한을 풀기 위해서 달라붙는 건가. 프라이드만은 따라올 사람이 없군, 그 망할 애송이.”
“라임이네 어쩌네 해도 진 건 진 거지. 깨끗하게 인정하고 끝내는 게 남자일 텐데.”
“게다가 너, 의식을 잃었었잖아? 그런데도 그렇게 트집을 잡는다는 건, 단순히 심술을 부리는 걸로밖에는 들리지 않는 걸.”
“글쎄…….”
“왜 그래? 뭔가 신경 쓰이는 거라도 있어?”
“……라임에서 싸웠을 때 말야.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어.”
“무슨 뜻이야? 그 녀석이 아니고?”
“아닌 것 같아. 들렸다기보다도 목소리가 귓속에서 울렸다고 할까.”
“그리고 나, 렌한테 지시를 내렸었어. 싸우는 방법을 직감적으로 이해한 것처럼.”
“라임은 해본 적이 없지, 너.”
“아아. 그런데 어떻게 지시 같은 걸 내릴 수 있었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어. 그게 조금 불길한 느낌이라…….”
이야기하면서 점점 불안이 엄습해 고개를 떨구자, 코우자쿠가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그게 예전부터 너의 안 좋은 버릇이야. 안 그럼 렌한테 ‘아오바, 사고가 마비될 것 같다.’ 이런 말 듣게 된다고.”
“아아…….”
코우자쿠가 렌의 목소리를 흉내 내서, 작게 웃음이 터지고 만다.
“너도 갑자기 라임에 말려들어서 좀 혼란스러워졌을지도 모르고. 그래도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 나한테 말해.”
“아아, 땡큐.”
“타에 씨한테는 항상 맛있는 밥을 얻어먹고 있으니까 말야.”
“그 얘기냐고.”
“하하.”
코우자쿠와 마주보고 웃자, 답답했던 기분이 아주 조금 풀린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안심하게 된다는 것도 있겠지.
그렇네……. 뭔가 잘은 모르겠지만, 무턱대고 불안에 휩싸여서 우울함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도 좋지 않지.
계속 그렇게 있다가는, 뭔가 다른 병이 생길 것 같다.
“맞다, 드라이주스 녀석들한테 인사하고 갈까?”
“그렇네. 미즈키 일도 신경 쓰이고. ……아, 참!”
“왜 그래?”
“근데 나, 일하는 중이었다고! 하가 씨가 밖에 나가셔서 가게 보고 있었어.”
“어이어이, 그럼 안 되는 거 아냐?”
“전화해볼게.”
나는 허둥지둥 코일로 하가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정크숍 ‘평범’입니다.”
“하가 씨!? 죄송해요, 저……!!”
“아아, 아오바 군. 가게에 없어서 무슨 일인가 했습니다만……, 뭔가 급한 일이라도 생겼던 건가요?”
“그러니까, 그게…….”
노이즈가 갑자기 가게로 쳐들어와서……, 같은 이야기를 해도 의미를 알 수 없겠지.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헤매다가, 나는 어물어물 넘기면서 계속해서 하가 씨에게 사과를 했다.
하가 씨는 조금 씁쓸하게 웃었지만, 용서해주셨다.
“오늘은 이걸로 괜찮습니다. 제가 가게에 있고.”
“정말로 죄송했어요……! 앞으로는 조심하겠습니다!”
“에에, 알고 있어요. 그럼, 수고 많았어요. 조심해서 들어가요.”
“수고 많으셨어요……!”
“하아…….”
“괜찮은 거야?”
“아아, 일단은…….”
그렇지만 아무리 하가 씨가 용서해주셨다고는 해도, 이건 사회인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책임방기다…….
나중에 제대로 사과하자…….
드라이주스의 영역은 이 지구……, 동쪽 지구의 ‘유키사기’에 있는, 완전히 쇠퇴한 식당가의 뒷골목이다.
적당히 얼굴이나 보고 가자는 생각으로 길을 걷던 우리들은, 드라이주스의 영역이 가까워짐에 따라 무언가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평소대로라면 이 부근에서부터 드라이주스의 멤버가 어슬렁거리고 있거나 할 텐데, 아무도 없다.
그렇다기보다 사람 자체가 없다.
“텅텅 비었네.”
“그 녀석들의 집합소, 이동한 건가?”
“그런 말 들은 적 없는데…….”
왜인지 몹시도 불길한 예감이 든다.
우리들은 자연히 걷는 속도를 올리고, 서둘러서 집합소로 향했다.
집합소가 있는 골목으로 들어간다. 역시 아무도 없다.
코우자쿠가 멈춰 서서, 초조하게 앞으로 나가려고 하는 내 팔을 끌어당겼다.
“……어이.”
“왜 그, ……!”
코우자쿠가 보고 있는 방향으로 얼굴을 돌리고, 얼어붙는다.
……지워져있다.
벽에 그려져있던 드라이주스의 태그아트가……, 새까맣게 덧칠되었다.
“어, 째서…….”
설마……, 팀이 격파된 건가?
그렇지만, 누구에게? 어느 팀에게?
“아오바, 저거 봐.”
벽에 새로운 태그아트가 그려져있다. 드라이주스의 것이 아니다.
무기질적인 날개와, 천사의 고리 안에 갇힌 심장.
저 태그는…….
“모르핀……!?”
그런, 설마…….
드라이주스를 격파한 건 모르핀이라는 건가……!?
“‘신령의 유괴’……. 그런 터무니없는…….”
코우자쿠의 혼잣말에 심장이 날뛴다.
그렇다……, ‘신령의 유괴.’ 그런 것 따위 단순한 도시전설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었다.
……아니, 어쩌면 ‘신령의 유괴’를 이용한 악질적인 장난일지도 모른다.
드라이주스는 리브 중에서도 가장 큰 팀이다.
그걸 기껍지 않게 여기는 녀석들도 있을 테고, 어디선가 원한을 샀을 가능성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니까 모르핀에 죄를 덮어씌우려는 다른 팀의 범행이라든지…….
그렇게 생각하는 쪽이 ‘신령의 유괴’ 같은 것보다도 훨씬 더 현실적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여기에는 정말로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건가?
“……윽.”
“어이! 누구 없는 거야! 어이!”
달리면서, 그 근처에까지 울려퍼지도록 큰 소리로 외친다.
그렇지만,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제길……! 어떻게 된 거야……!
언제나 미즈키가 있었던 옆쪽의 골목으로 향한다. 분명 그쪽에 멤버들이 더 많이 모여 있곤 했었다.
“……!!”
그 골목으로 들어가서는……, 짐작은 했지만, 낙담한다.
그곳에는 역시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뒷골목 안쪽에 그려져 있었던 제일 커다란 태그아트 역시 덧칠되어있었다.
어떻게 된 거냐고…….
저 태그 앞에 언제나 미즈키가 서서, 벽에 기대고 있어서…….
내가 가면, 웃으면서 맞아주었는데…….
소중한 것이 갈기갈기 찢겨진 듯한 기분으로, 나는 그 비참한 광경에서 눈을 돌리려 했다.
그러나, 곧바로 시선을 되돌린다.
“아오바, 맞은편 쪽도 보고 왔지만 아무도 없어.”
코우자쿠가 골목 안으로 달려온다.
“여기도 그런가, 심한데.”
“……있지, 이거.”
“뭐야? ……! 이거……, 피인가?”
“역시, 그렇네.”
신발자국 따위가 그 위에 스쳐서 검은 빛을 띠고 있지만, 피가 사방에 흩어져있다. 비교적 최근에 생긴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벽에도 발로 찬 자국이 남아있거나 쓰레기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거나, 그런 식으로 싸움이 일어났던 흔적이 있다.
보면 볼수록, 내 안에서 어떤 가능성이 커져간다.
‘신령의 유괴.’ 모르핀의 소행.
리브가 싸움을 벌이는 건 늘 있는 일이지만, 보통은 기껏해야 서로 몸으로 치고받거나 태그에 낙서를 하는 정도로 끝난다.
지금 이 상황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다. 어떻게 보아도 가벼운 싸움 레벨이 아니다.
상대 팀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는 냉혹한 방식이다. 철저한 악의마저 느껴지는 듯한…….
“………….”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지?
이 부근은 언제나 드라이주스의 녀석들이 있어서, 떠들썩했었다.
모두 사이가 좋았고, 외로움 따위는 잊게 해주는 곳이었다.
그런 이유에서 팀에 들어간 녀석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곳에 있으면 혼자가 아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녀석들이 잔뜩 있다.
설령 일시적인 것이라고 해도, 인연을 믿는 녀석들의 집 같은 것이었다.
그랬던 것이……, 이런 꼴을 당하게 되다니.
“젠장, 역시 미즈키랑 연락이 안 돼.”
코일을 조작하던 코우자쿠가 혀를 찬다.
“어떻게 된 거야.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빌어먹을. 진짜로 모르핀의 짓인 건가?”
“미즈키…….”
너무나 뜻밖의 현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으니, 골목의 출입구에서 신발소리가 들려왔다.
“!”
“………….”
“야아, 누군가 했더니 아오바 씨였나요. 우연이네요.”
“얏호-, 아오바.”
“너희들…….”
골목으로 들어온 것은 바이러스와 트립이었다.
“왜 여기에?”
“이 부근은 저희들이 담당하고 있어요.”
“……야쿠자인가.”
코우자쿠가 두 사람을 노려보고, 몹시 못마땅하다는 듯이 혼잣말을 내뱉었다.
리브인 코우자쿠 입장에서는, 구 주민구가 다 자기들 것인 양 활보하고 다니는 야쿠자에게 좋은 인상이 들지는 않겠지.
“너희들 쌍둥이냐? 비슷하게 차려입고서는.”
“쌍둥이가 아니니까요.”
“쌍둥이가 아니라니까.”
“……너, 이런 녀석들이랑 어울리는 거야?”
“어울린다고 할까……. 서로 알게 되었을 때는 딱히 야쿠자도 아니었고. 코우자쿠가 섬에서 나갔을 때라고.”
“네, 아오바 씨하고는 나름대로 오래 알고 지낸 사이입니다.”
“맞아 맞아, 하는 일 따윈 관계없다고.”
“동업자 중에서는 횡포를 부리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저희들은 룰 위반은 저지르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상식의 범위에서 행동하고 있으니. 앞으로 잘 부탁해요.”
“야쿠자는 야쿠자일 텐데. 좋고 나쁜 것도 없다고. 한 번 타락하면 뼛속까지, 피 한 방울까지 물드는 법이니까 말야.”
코우자쿠의 말에 바이러스와 트립이 서로 얼굴을 마주본다.
나는 솔직히, 조금 놀랐다. 왜인지 유달리 분노로 가득 찬 말투였기 때문이다.
코우자쿠는 그렇게까지 야쿠자를 싫어했던 건가…….
“그렇지만 저희들 입으로 말하는 것도 그렇습니다만, 이 섬에선 야쿠자도 경찰도 별반 차이가 없죠. 그렇지 않나요?”
“당신, 분명 어느 팀의 보스죠? 각별히 알고 지내는 경찰 쪽의 사람이 몇 명 있죠?”
“경찰 쪽의 모든 인간이 나쁜 건 아니니까 말야. 그 중에는 인간성이 좋은 녀석들도 있지.”
“그럼, 저희들도 그 안에 넣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인간성 좋은 야쿠자로 말이죠.”
“하하.”
“………….”
“그런데, 드라이주스면 아오바 씨의 친구 분이 있는 팀이죠. 그 팀, 영역 이동이라도 한 건가요?”
“좀 전부터 아무도 안 보여-.”
“그게……, ……없어져버렸어.”
“없어졌다?”
“우리들도 지금 막 온 참이지만, 드라이주스의 태그가 전부 새카맣게 칠해지고, 대신에……, 모르핀의 태그가 그 위에 그려져 있어.”
“모르핀…….”
바이러스가 골똘히 생각에 잠기는 듯이 입술에 손을 댄다.
“모르핀이라면, 그 상상속의 생물처럼 된 그거?”
“아아. 어쩌면 누군가가 모르핀의 탓으로 돌리려고, 이런 짓을 저지른 게 아닐까 싶긴 하지만…….”
“그렇다곤 해도 잔인하네요. 팀 전원을 한 번에 해치우다니……. 꽤나 질이 나쁜 걸.”
“………….”
“이 부근, 너희들 담당이지? 뭔가 모르는 거야?”
“그렇네요. 저희들이 알고 있는 거라면…….”
“어젯밤에 순찰했을 때는 이렇지 않았어.”
“드라이주스 멤버 분들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말예요.”
“그거 몇 시쯤이야?”
“9시 정도 아닌가? 그 후에 당한 거 아냐?”
“그렇다곤 해도 팀 멤버를 한 명도 남기지 않고 유괴하다니……. 그 인구를 한 번에 데리고 간다는 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요.”
“알고 있어. 그러니까…….”
이건 역시 모르핀에 의한 ‘신령의 유괴’인 것이 아닐까.
말을 입 밖에 낼 마음은 들지 않아서, 속으로만 중얼거린다.
“과연. 대충 상황은 파악했습니다. 만약 이쪽에서도 뭔가 알게 되면 연락하겠습니다.”
“부탁해.”
“그건 그렇고 최근엔 이런 종류의 뒤숭숭한 이야기가 늘어났네요. 아오바 씨도 조심하세요.”
“우리들한테도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게 많아서 따라가질 못하고 있다는 게 현재 상황.”
“네 녀석들에게 있어선 리브 따위 심심풀이용 꼭두각시일 텐데. 뭘 해준다는 거지.”
코우자쿠가 도발적으로 말을 내뱉자, 바이러스가 재미있어하는 것처럼 가볍게 눈썹을 들어올렸다.
“저희들도 이 도시에 기생하고 있으니까요. 튼튼한 발판을 쌓아놓고 그 위에서 활동하는 것이 대전제입니다.”
“게다가 모르핀이든 뭐든 상관없습니다만, 멋대로 저희들의 영역을 망가뜨리는 건 평범하게 불쾌하니까. 말이죠.”
“칫.”
고개를 기울이고 싱긋 웃는 바이러스를 향해, 코우자쿠가 혀를 찬다.
“그럼. 저희들은 이 부근의 상황을 좀 더……, 응?”
“네 녀석들! 여기서 뭘 하고 있나!”
소란스러운 기척이 들고, 경찰관들이 뛰어 들어왔다. 이 부근을 순회하고 있던 녀석들이겠지.
“움직이지 마! 움직이면 쏜다!”
경찰관들이 일제히 이쪽을 향해 총을 들었다.
“위험하네.”
“어라라, 오늘은 또 한층 더 소란스럽네요. 기운이 남아도네-.”
“여기선 후퇴할 수밖에 없지.”
“저희들 역시 저건 질색이니까요. 아오바 씨도 도망치세요.”
“알았어.”
“녀석들이 있는 곳까지는 전원 돌격. 그리고, 그 다음엔 나눠지는 느낌으로 잘 해줘. 신호 줄 테니까 뛰어.”
“하나, 둘……. 셋!”
트립의 신호를 듣고, 우리들은 단숨에 달리기 시작했다.
“너희들!”
경찰관들이 발포해온다. 그렇지만, 매일 단련하는 것을 게을리 하는 녀석들의 물러터진 총알은 우리들을 스치지도 못한다.
“이얍!”
“……핫.”
“우옷!? 너, 너희들!”
트립과 바이러스가 점프해서 몸을 부딪치자, 경찰관들이 도미노처럼 뒤로 픽픽 쓰러진다.
“그럼 아오바 씨, 또 봐요!”
“바이바이!”
“고마웠어!”
“간다 아오바!”
“너, 너희들……, 거기 서-!!”
바이러스와 트립은 오른쪽으로, 나와 코우자쿠는 왼쪽으로 전력 대쉬했다.
잠시 동안 뒤쪽에서 발포 소리와 고함 소리가 들렸지만, ‘유키사기’에서 아오야기 대로로 나왔을 때는 완전히 들리지 않게 되었다.
“하, ……하아, 하아.”
“하아……, 오늘은 재수 없는 날이네. 엉망진창이군.”
정말로……, 엉망진창이다.
숨을 가다듬고자 눈을 감으니, 눈꺼풀 안쪽으로 조금 전에 보았던 광경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새카맣게 칠해진 드라이주스의 태그. 땅바닥에 튀어있었던 혈흔.
미즈키 일행은 어디로 간 거지?
무사한 것일까. 누구에게 당한 거지?
드라이주스에게 원한이 있는 팀의 범행인가, 아니면…….
역시……, 모르핀인가?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빌어먹을.”
“아오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선명한 분노가 치솟아 오른다.
어떤 이유가 있든 간에, 이런 짓이 용서될 리가 없다.
이런 잔인한 수법으로…….
“반드시, 범인이 누군지 찾아내겠어.”
“그래. 나도 팀 녀석들한테 뭔가 본 게 없는지 물어볼게.”
“부탁해.”
모르핀이건 뭐건, 반드시 범인이 있을 것이다.
그 녀석들을 붙잡아서, 만약 미즈키 일행이 무사하지 않다면……, 가만 두지 않는다.
절대로 용서 안 해…….